최신 가이드라인

심장·부정맥 분야 최신 진료 지침을 정리합니다

임신과 심장병·부정맥 관리 (2025 ESC 가이드라인)

유럽심장학회(ESC)가 2025년 '임신과 심혈관질환 관리'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발표했습니다(European Heart Journal 2025;46:4462-4568).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개정으로, 임신을 계획하거나 임신 중인 여성이 심장병·부정맥을 가지고 있을 때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지를 다룹니다. 심장병이 있어도 대부분의 여성은 무사히 임신·출산할 수 있지만, 사전에 위험도를 파악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는 환자분들이 알아두면 좋은 핵심 내용을, 특히 부정맥·박동기 관련 부분을 중심으로 쉽게 정리했습니다.

왜 '심장 임신 팀'이 필요한가요?

이번 가이드라인은 '심장 임신 팀(Pregnancy Heart Team)'을 핵심으로 내세웁니다. 심장내과, 산부인과, 마취과 등 여러 전문가가 임신 전 상담부터 임신 중 관리, 출산 계획, 산후 관리까지 함께하는 팀입니다. 심장병이 있는 여성은 임신을 계획하기 전에 위험도 평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 심장병 자체가 임신 중 악화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임신이 심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 전 위험도, 어떻게 평가하나요?

가장 널리 쓰이는 도구는 mWHO 2.0(수정 세계보건기구) 위험도 분류입니다. 심장 진단명에 따라 5단계로 나누고, 여기에 개인별 위험요인(과거 부정맥·심부전 병력, 기능등급, 기계판막 여부 등)을 더해 최종 위험도를 정합니다.

위험 등급대략적인 의미 (예시)권장 관리
mWHO I위험 증가 없음 — 단순 선천성 심장병(수술로 완치), 경미한 판막탈출증 등일반 병원에서 정기 진료
mWHO II경도 위험 증가 — 대부분의 상실성 부정맥, 수술 안 한 단순 심방/심실중격결손 등일반 병원에서 정기 진료
mWHO II–III중등도 위험 — 경증 심근병증, 중등도 판막질환 등일반 병원 + 전문센터 공동 관리
mWHO III상당한 위험 증가 — 기계판막, 중등증 이상 심근병증, 청색증 선천성 심장병 등전문센터에서 심장 임신 팀이 관리
mWHO IV매우 높은 위험 — 중증 좌심실 기능저하(박출률 30% 미만), 아이젠멩거 증후군, 조절 안 되는 중증 부정맥 등전문센터, 임신 유지 여부까지 함께 상담 (임신은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음)

출처: De Backer J, Haugaa KH, et al. 2025 ESC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cardiovascular disease and pregnancy. Eur Heart J. 2025;46:4462-4568, Table 6 요약.

부정맥만 놓고 보면, 단발성 조기박동이나 대부분의 상실성부정맥은 위험이 크지 않지만, 조절되지 않는 지속성 심실빈맥이나 증상이 있는 유전성 부정맥(긴QT증후군 등)은 위험 등급이 높아집니다. 유전성 심장병·부정맥이 있다면 임신 전 유전 상담도 함께 권고됩니다 — 자녀에게 전달될 확률과 태아 검사 방법을 미리 알아두기 위해서입니다.

임신 중, 심장약은 무엇이 안전할까요?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안전한 약으로 바꾸거나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SC는 질환별로 임신 중·수유 중 1차 선택 약, 2차 선택 약, 피해야 할 약을 정리한 표를 제시했는데, 그 중 부정맥·심장질환과 관련된 핵심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응고제 — 기계판막 등 고위험이 아니면 저분자량헤파린(LMWH)이 우선이며, 와파린 같은 비타민K길항제(VKA)는 기형 위험 때문에 대부분 피합니다(단, 기계판막에서는 상황에 따라 계속 사용할 수 있어 심장 임신 팀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DOAC(예: 아픽사반, 리바록사반 등 새로운 경구 항응고제)은 임신 중 권장되지 않습니다.
  • 항부정맥제·베타차단제메토프롤롤·나돌롤·프로프라놀롤 등 베타차단제와 디곡신·플레카이니드는 비교적 안전하게 써온 약입니다. 아테놀올은 태아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피하고, 아미오다론은 태아 갑상선·서맥 문제로 응급 상황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 혈압·심부전 약ACE억제제·ARB·ARNI(사쿠비트릴/발사르탄)·미네랄로코르티코이드수용체길항제·SGLT2억제제는 태아 기형·신장 손상 위험으로 임신 중 금기이며, 임신을 계획한다면 미리 다른 약으로 바꿔야 합니다. 혈압약은 메틸도파·니페디핀·라베타롤이 주로 쓰입니다.
임신 중(왼쪽)과 수유 중(오른쪽) 질환별 약물 선택 — ESC 2025 가이드라인 Figure 6
임신 중(왼쪽)·수유 중(오른쪽) 질환별 약물 선택. ++ 1차/가장 안전한 선택, +- 2차 선택, ✕ 태아·신생아 독성 근거 있음(또는 안전성 자료 없음).
출처: 2025 ESC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cardiovascular disease and pregnancy, Figure 6 (Eur Heart J. 2025;46:4462-4568)

임신 중 부정맥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임신 중에는 심박수·혈액량·호르몬 변화로 부정맥이 더 잘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기존에 부정맥이 없던 여성도 임신 중 새로 나타날 수 있고, 대부분 비임신 여성과 비슷하게 치료합니다.

두근거림·빈맥(상실성 부정맥, 심방세동)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면(혈압이 떨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등) 즉시 전기 심장충격(카디오버전)을 시행합니다 — 임신 중 어느 시기에도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정적인 상태라면 미주신경수기(발살바 수기 등)나 정맥주사 아데노신으로 먼저 시도하고, 필요하면 베타차단제(메토프롤롤)로 심박수를 조절합니다. 심방세동·심방조동에서 약으로 리듬을 되돌릴 때는 플레카이니드나 이부틸리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심방세동·심방조동 관리 흐름도 — ESC 2025 가이드라인 Figure 15
임신 중 심방세동·심방조동(AF/AFL) 관리 흐름도.
출처: 2025 ESC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cardiovascular disease and pregnancy, Figure 15 (Eur Heart J. 2025;46:4462-4568)

심방세동이 지속형이거나 영구형이면서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경우, 비임신 여성과 같은 기준(CHA₂DS₂-VA 점수)으로 항응고제(LMWH) 치료를 결정합니다.

심실빈맥

임신 중 새로 생기는 심실빈맥은 드물며, 가장 흔한 형태는 우심실유출로에서 기원하는 특발성 심실빈맥으로 대개 양성입니다. 베타차단제나 베라파밀로 예방하며, 아미오다론은 다른 약으로 조절이 안 되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서맥·방실차단

증상 없는 1도 방실차단 등은 임신 중 흔하며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증상이 없고 심장 구조가 정상이라면, 선천성 방실차단이 있어도 출산을 위해 임시 박동기를 미리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박동기·제세동기(ICD)를 가지고 계신 분

박동기나 ICD를 가진 여성은 임신 전 부정맥 전문의가 포함된 심장 임신 팀의 평가를 받고, 임신 중에도 정기적인 기기 점검(배터리·감지·리드 상태 확인)을 유지합니다. ICD 적응증이 있는 고위험 여성은 임신 전 미리 삽입하는 것이 권장되며, 임신 중 삽입이 필요하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한 방법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박동기·ICD 관리 단계 — ESC 2025 가이드라인 Figure 17
임신 전-임신 중-출산-산후, 박동기·ICD 관리 단계.
출처: 2025 ESC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cardiovascular disease and pregnancy, Figure 17 (Eur Heart J. 2025;46:4462-4568)

출산 입원 시에는 ICD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조정하거나(부적절한 쇼크를 막기 위해), 필요하면 자석을 배터리 위에 올려 일시적으로 기능을 멈추는 방법도 씁니다. 출산 후에는 원래 설정으로 되돌립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ICD 쇼크 자체가 태아에 큰 악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유전성 부정맥(긴QT증후군, 브루가다증후군 등)이 있는 분

긴QT증후군·카테콜아민성 다형성 심실빈맥(CPVT)이 있는 여성은 임신 전 용량 그대로 베타차단제(프로프라놀롤·나돌롤 우선)를 계속 복용해야 하며, 특히 출산 후(산후기)는 부정맥 위험이 커지는 시기이므로 베타차단제를 절대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산은 어떻게 계획하나요?

  • 대부분의 심장병 여성은 자연분만(질식분만)이 권장됩니다 — 제왕절개가 반드시 더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산과적 이유가 있거나, 중증 심부전·조절 안 되는 부정맥·중증 대동맥판막 협착 등이 있으면 제왕절개를 고려합니다.
  • 안정적인 심장병이 있다고 해서 39주 전에 미리 유도분만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항응고제(헤파린·와파린)를 복용 중이라면, 출산 시점에 맞춰 약을 조절하는 세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 예정된 분만이라면 헤파린으로 미리 전환하고, 응급 상황에서는 태아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를 고려하는 등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출산 후에도 관리가 이어집니다

산후기는 체액·호르몬 변화가 크고 부정맥·심부전 위험이 남아있는 시기입니다. 특히 심장병이 있던 여성은 산후 24~48시간 집중 관찰이 필요할 수 있고, 모유수유 중에도 대부분의 심장약은 계속 복용할 수 있습니다(위 약물 표의 오른쪽 '수유 중' 항목 참고).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임신 중 겪은 문제(임신중독증·임신성 고혈압·임신성 당뇨·조산 등, '불량 임신 결과')가 있었다면, 이후 수십 년간 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새롭게 강조합니다. 출산 후 6주~3개월, 6~12개월 시점에 혈압·혈당·체중 등을 재점검하고,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심혈관 위험을 확인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꼭 기억할 점

  • 심장병이 있어도 임신 전 상담과 계획이 있으면 대부분 안전하게 임신·출산할 수 있습니다.
  •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지금 먹는 심장약이 임신 중에도 안전한지 미리 확인하세요 — 특히 ACE억제제·ARB·ARNI·DOAC 계열은 임신 전 조정이 필요합니다.
  • 부정맥·박동기·ICD가 있다면 임신 전 부정맥 전문의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 임신 중 겪은 고혈압·당뇨 등은 '그때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 심혈관 건강과 이어지므로, 출산 후에도 정기 검진을 이어가시길 권합니다.

본 글은 2025 ESC(유럽심장학회) '임신과 심혈관질환 관리' 가이드라인의 공개 내용을 환자분이 이해하기 쉽도록 요약한 것으로, 원문(107페이지)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으며 특히 부정맥·박동기 관련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본문에 포함된 그림은 원문 가이드라인에서 발췌한 자료로, 저작권은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 Oxford University Press(European Heart Journal)에 있습니다. 여기 제시된 내용은 일반적인 기준이며, 개인의 심장 진단명·중증도·과거력에 따라 위험도와 치료 방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신을 계획 중이시거나 임신 중 심장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진료를 통해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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