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뇌졸중 예방, 약인가, 시술인가? (CLOSURE-AF vs CHAMPION-AF)
심방세동 뇌졸중 예방, 약인가, 시술인가? (CLOSURE-AF vs CHAMPION-AF)

2026년 3월, 같은 시술 다른 결과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항응고제(피를 묽게 하는 약)를 매일 복용하거나, 좌심방이 폐쇄술(LAAC)로 혈전이 생기는 '좌심방이'라고 하는 공간을 막는 시술을 하는 것입니다.
2026년 3월, 의학계의 주요 저널인 NEJM에 이를 비교 검증하는 두 개의 커다란 임상시험 결과가 거의 동시에 발표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결론이 반대입니다. 왜 그럴까요?
CLOSURE-AF vs CHAMPION-AF: 핵심 비교
구분
CLOSURE-AF
CHAMPION-AF
핵심 질문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시술이 도움이 되는가?
건강한 환자라도 약 대신 LAAC를 선택할 수 있는가?
비교 대상
시술 vs 최선의 약물 치료
시술 (Watchman FLX) vs DOAC (항응고제)
환자군
고위험군: 출혈 병력 있거나 약물 불내성
일반군: 항응고제 복용 가능한 환자
환자 수
888명
3,000명
추적 기간
중앙값 3년
3년
주요 결과
비열등성 입증 실패
비열등성 입증 성공
펀딩
정부/학술기관
Boston Scientific (제조사)
각 연구가 묻는 질문
CLOSURE-AF
"약을 못 먹는 출혈 고위험 환자를 시술로 보호할 수 있을까?"
연구 대상의 특징: 888명의 환자들은 모두 출혈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였습니다. 평균 77.9세의 고령이고, 과거 심각한 출혈 경험이 있거나 신부전 등 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뇌졸중 위험도도 높았습니다(CHA2DS2-VASc 5.2). 이들은 기본적으로 "항응고제를 쓸 수 없거나 쓰면 위험한" 환자들이었습니다.
연구 결과의 의미:
시술을 받은 환자: 매년 100명당 16.8명이 뇌졸중, 출혈, 사망을 경험
약물로 치료한 환자: 매년 100명당 13.3명이 같은 사건을 경험
시술이 약물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비열등성 검증 실패)
임상적 함의: 아무리 출혈 위험이 높아도, 시술보다는 신중하게 선택된 약물치료가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CHAMPION-AF
"항응고제 잘 먹을 수 있는 환자에서 시술이 약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연구 대상의 특징: 3,000명의 환자들은 약물을 복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심방세동 환자들이었습니다. 평균 71.7세로 상대적으로 젊고, 출혈 위험도도 낮았습니다(HAS-BLED 1.3). 뇌졸중 위험도는 중간 정도였습니다(CHA2DS2-VASc 3.5).
이들은 "일반적으로 항응고제를 복용할 수 있는" 환자들이었습니다.
연구 결과의 의미:
시술을 받은 환자: 3년간 5.7%가 뇌졸중이나 사망을 경험
항응고제를 복용한 환자: 3년간 4.8%가 같은 사건을 경험
차이가 거의 없었고, 시술 군에서 출혈은 더 적었습니다.
임상적 함의: 약을 잘 먹을 수 있는 건강한 환자라면, 약 대신 시술도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왜 반대 결론이 나왔을까?
1. 대상 환자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CLOSURE-AF의 환자들은 훨씬 더 취약합니다. 나이도 많고(평균 78세 vs 72세), 출혈 위험도 3배 이상 높습니다(HAS-BLED 3.0 vs 1.3). 기술이 좋아도, 몸이 약한 환자에게 시술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2. 자금과 이해관계
CLOSURE-AF는 독립적 펀딩(정부·학술기관)이고, CHAMPION-AF는 Boston Scientific(제조사)가 지원했습니다. 이것이 결과 해석에 미묘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기술 진화
CLOSURE-AF는 2018~2025년 등록(다양한 기구, 초기 경험), CHAMPION-AF는 2020~2022년 등록(최신 Watchman FLX, 축적된 경험)입니다. 시술자의 경험과 기구의 성능 향상이 반영되었을 수 있습니다.
학계의 평가
CHAMPION-AF의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CHAMPION-AF가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CHAMPION-AF는 시술과 약물의 차이가 4.8% 이내면 동등하다는 기준을 정했습니다. 실제 결과는 시술 5.7% vs 약물 4.8%였으므로, 겨우 0.9%의 차이로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시술의 위험이 약물보다 20% 더 높습니다. 이는 기준을 너무 관대하게 설정했다는 비판입니다.
NEJM 편집자의 결론:
"두 시험이 정반대 결론을 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같은 시술도 환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충분한 상담 후 선택하는 것입니다."
논문을 읽는 의미
CLOSURE-AF의 메시지: 출혈 위험이 높은 고령의 취약한 환자 집단에서는 최선의 약물치료가 시술보다 안전합니다. 약물을 진정 견딜 수 없는 환자만 시술을 고려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CHAMPION-AF의 메시지: 약물을 잘 복용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건강한 환자 집단에서는 시술이 약물과 비교할 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환자의 나이, 출혈 위험도, 약물 순응도, 시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CHAMPION-AF가 제조사 펀딩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방세동으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약 vs 시술" 중에 누가 좋냐의 선택이 아닙니다.
CLOSURE-AF와 CHAMPION-AF는 같은 시술이라도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위험도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잘 통제된 임상시험에서조차 결과 해석이 완전할 수는 없습니다. 최신 논문을 매일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의학에는 절대적인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정답이던 것이 10년 후에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증거를 정확히 이해하기
그 증거의 한계를 인식하기
각 환자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기
함께 의논하며 최선의 선택 찾기
이런 균형잡힌 시각이 있을 때,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고 믿습니다.


대표원장 차명진
내과 전문의 / 심장내과 전문의 / 부정맥 중재시술 전문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역임
본 칼럼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시면 진료를 통해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