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칼럼

심장 건강 이야기, 차명진 원장이 직접 씁니다

(3) 심방세동을 넘어..PFA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 펄스장 절제술의 미래

(3) 심방세동을 넘어..PFA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 펄스장 절제술의 미래

지난 글들에 이어서...

1탄(https://blog.naver.com/drchaheart/224274614971) 에서는 PFA가 어떤 기술인지를 살펴봤고,

2탄(https://blog.naver.com/drchaheart/224275201193)에서는 새로 등장한 안전 문제들을 정리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편 - PFA가 심방세동을 넘어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지금까지 PFA의 주된 무대는 폐정맥 격리(PVI) 였습니다.

심방세동 환자에서 폐정맥을 격리해 부정맥의 시작점을 차단하는 시술입니다.

그러나 부정맥의 세계는 심방세동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I. 상심실성 빈맥 (SVT) - 가장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영역

상심실성 빈맥(supraventricular tachycardia, SVT) 은 심방이나 방실결절을 매개로 발생하는 빠른 부정맥입니다. 대표적으로 AVNRT(방실결절 회귀성 빈맥), AVRT(방실 회귀성 빈맥), WPW 증후군 이 있습니다.

이 영역에서 PFA는 매우 유망한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AVNRT] 전형적 AVNRT 환자 40명 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연구에서 slow pathway modification에 PFA가 사용되었고 급성 성공률 100%, 6개월 무재발률 100%. 다만 일시적 완전 방실차단이 7명 (17.5%), 가벼운 골격근 수축이 8명 (20%) 에서 관찰되었습니다.

[FASTPFA 연구]중국 8개 센터에서 시행된 FASTPFA 연구는 158명 의 SVT 환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급성 성공률 99.4%. 180일 무재발률: AVNRT 100%, AVRT/WPW (PFA 단독) 94%, AVRT/WPW (PFA + RF 병행) 94%. 일시적 완전 방실차단은 1명에서만 관찰되었습니다.

이 결과들은 SVT 영역에서 PFA가 효과·안전성 모두 매우 좋은 후보 기술 임을 시사합니다.

II. 심실 빈맥 (VT) — 가장 어렵지만 상당히 기대되는 영역

심실 빈맥은 심실에서 발생하는 위험한 부정맥으로, 심한 경우 급사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PFA를 심실에 적용하는 것은 심방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왜 어려운가 — 깊이의 문제

심실벽은 심방벽보다 훨씬 두껍습니다.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조직이 심실 안쪽 깊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충분히 깊은 lesion 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PFA 시스템이 만들 수 있는 lesion 깊이는 4-7mm 정도로, 심방 시술에는 충분하지만 심실에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펄스 횟수나 접촉 압력을 늘려도 깊이가 크게 늘지 않는 plateau 효과 가 있어 단순히 더 강하게 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PFA가 심실에서 가지는 분명한 장점

1. 반흔 조직(scar)을 잘 통과한다

심근경색 후 형성된 반흔 조직은 지방, 콜라겐, 섬유화가 섞여 있어 RF로는 침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PFA는 여러 전임상 연구에서 반흔 조직을 더 효과적으로 통과해 균질화(homogenization)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심실 부정맥에서 PFA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2. 어려운 부위에 적용 가능

유두근(papillary muscle), moderator band, 심실중격 같이 카테터 안정성이 떨어지는 부위에도 PFA 적용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일부 구형 카테터를 사용한 전임상 연구에서는 이런 어려운 부위에도 효과적으로 lesion을 만들 수 있음이 보고되었습니다.

3. Purkinje 섬유의 선택적 절제 가능성

주변 심근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Purkinje 섬유만 선택적으로 절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임상 경험은 아직 초기 단계

두 센터 경험 (44명): PVC 제거 또는 VT 비유발성 급성 성공 약 80%, 그러나 장기 무재발률은 50% 정도로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AVAAR registry (126명): 주요 합병증 5.9%, 평균 5.6개월 추적 결과 — PVC 78%, VT 70%, VF 100% 무재발.

새로운 시스템의 first-in-human 연구: 6개월 추적에서 81.8%가 VT/VF 재발 또는 ICD 치료 없이 지냈습니다.

심실빈맥 영역에서 PFA는 기대는 되지만 아직 검증 중인 단계 입니다. 다양한 카테터와 펄스 파형이 개발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 사이 큰 진전이 예상됩니다.

III.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

PFA가 부정맥 분야에서 자리잡으려면 아직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번 미국 부정맥학회 입장문은 그 숙제들을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1. Lesion이 정말 완성되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이것이 어쩌면 가장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기존 RF 시술에서는 시술 부위의 전기 신호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시술 성공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PFA에서는 세포가 진짜 죽은 경우와, 일시적으로 기능이 멈춘 (stunning) 경우 모두에서 신호가 비슷하게 사라집니다.

시술자는 신호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성공"이라 판단하지만, 며칠 후 stunning 영역의 세포가 회복되면서 부정맥이 재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평가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 단계입니다.

2. 비용 문제

PFA 카테터는 기존 RF 카테터보다 훨씬 비쌉니다.

의료 자원이 풍부한 일부 국가에서는 빠르게 도입되었지만, 비용 부담이 큰 지역에서는 여전히 RF나 cryoablation이 표준입니다.

다행히 PFA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이전 세대 기술의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환자가 접근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3. 제조사의 정보 공개 요구

이번 HRS/EHRA 입장문에서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제조사들에게 기술 정보 공개를 요구한 것 입니다.

현재 각 PFA 시스템마다 펄스 파형, 전압, 에너지 적용 패턴 등이 다른데, 이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의료진이 시스템 간 비교를 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제조사의 동일 카테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바뀌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이전 고주파 절제술이나 냉각 풍선절제술과 같은 비교적 명확한 에너지와 명확한 조직변화가 보이던 때와는 많이 다른 영역입니다.

이에 따라 학회는 다음 다섯 가지 최소한의 정보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펄스 진폭 (전류 또는 전압)

Vectoring (bipolar 또는 monopolar)

단일 train의 작동 시간, train 횟수, train 사이의 휴지 시간

총 에너지

Duty cycle (펄스 발사 시간 비율)

이 정보들이 공개되어야 의사들이 자신의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부작용의 기전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정리하며

세 편에 걸쳐 PFA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1탄 — 고주파도, 냉각도 아닌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

2탄 — 안전성의 진보와 새롭게 등장한 합병증

3탄 — 심방세동을 넘어 확장되는 적응증과 남은 숙제

PFA는 부정맥 시술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기술이지만, 완성된 기술은 아닙니다. 깊은 lesion이 필요한 심실 부정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lesion 완성도 평가, 비용 문제, 시스템 간 표준화 같은 숙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 이 기술이 단 5년 만에 부정맥 시술의 표준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는 점입니다.

다음 5년이 어떻게 펼쳐질지, 매우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참고: Verma A, et al. 2026 HRS/EHRA Scientific Statement on Pulsed Field Ablation for Cardiac Arrhythmias. Heart Rhythm. 2026.

심방세동 시술을 오랫동안 누구보다 많이 해왔

PFA를 처음 국내에 도입하고 테스트를 했던 사람으로서,

이 기술이 어디까지 갈지 무척 궁금합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가장 정확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이 분야의 변화를 계속 따라가겠습니다.

세 편의 시리즈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원장 차명진 (서울프라임하트내과)

내과 전문의 / 심장내과 전문의 / 부정맥 중재시술 전문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부정맥)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부정맥) 교수 역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본 칼럼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시면 진료를 통해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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