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칼럼

심장 건강 이야기, 차명진 원장이 직접 씁니다

심장 판막 수술 환자, 치과 치료 전 항생제는 어떻게 변해 왔나

심장 판막 수술 환자, 치과 치료 전 항생제는 어떻게 변해 왔나

안녕하세요, 서프하 차명진입니다.

판막 수술을 받으신 환자분들께사 궁금해하시는 질문:

"치과 치료를 받으려는데 항생제를 미리 먹어야 하나요?"

"예전엔 며칠씩 먹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왜 한 알만 주나요?"

입니다.

이 주제는 지난 70년간 가장 많이 바뀐 권고 중 하나입니다.

한때는 시술 전후로 수일간 항생제를 복용시켰지만, 지금은 시술 직전 단 한 번으로 끝납니다.

대상 환자도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심장 판막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시술 전 예방적 항생제(infective endocarditis prophylaxis)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쓰는 것이 맞는지를 가이드라인 근거와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바쁘신 분들을 위한 핵심요약

Prosthetic valve(생체·기계판막, TAVI 포함) 또는 valve repair용 prosthetic material(annuloplasty ring, chord, clip 등)을 가진 환자는 infective endocarditis(IE)의 highest-risk category입니다.

이런 분들은 gingival·periapical 조작 또는 oral mucosa 천공을 동반하는 치과 시술 전에 antibiotic prophylaxis(AP)가 권고됩니다 (AHA 2021 / ESC 2023 Class I).

현행 표준은 Amoxicillin 2 g 경구, 시술 30–60분 전 단회(single dose)입니다.

2021년 개정으로 clindamycin은 더 이상 대체제로 권고되지 않습니다(C. difficile 위험).

1. 왜 판막 수술 환자가 문제가 될까요

치과·구강 시술을 하면 gingival, periapical 조작 과정에서 일시적인 균혈증 (transient bacteremia)이 생기는데, 이때 주된 원인균이 viridans group streptococci(VGS)입니다. 정상 심내막은 이 정도의 일과성 균혈증을 대부분 견뎌냅니다.

그러나 prosthetic valve나 valve repair에 사용된 인공재료의 표면은 VGS가 달라붙어 증식하기 좋은 nidus가 됩니다. 그 결과 생기는 prosthetic valve endocarditis(PVE)는 native valve IE보다 사망률과 재수술률이 훨씬 높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개념을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오늘 다루는 것은 시술 전 IE 예방을 위한 procedural prophylaxis이며, 다음 두 가지와는 다릅니다.

Perioperative surgical prophylaxis: 심장수술 자체의 surgical site infection을 막기 위한 항생제(주로 cefazolin)입니다.

Rheumatic fever secondary prophylaxis: 류마티스열 재발을 막기 위해 장기간 지속해서 쓰는 항생제로, indication과 기간이 전혀 다릅니다.

2. 변천사 — 수일 복용에서 단회 투여로

IE 예방 권고는 1955년 AHA의 첫 성명 이후 수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전체 흐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복잡한 multi-dose·multi-day → 단순한 single-dose → 대상 환자의 대폭 축소입니다.

초기에는 시술 전후로 수일간 복용시키는 방식이 오히려 표준이었습니다.

주요 가이드라인 변천 요약

연도

주체

핵심 내용

1955

AHA (첫 성명)

표준은 시술 30분 전 IM penicillin. 경구 대안은 시술 24시간 전부터 5일간 복용

1957

AHA

시술 전후로 경구+IM을 5일간 병용(위원회 스스로 "다소 경험적"이라 명시)

1977

AHA

환자·시술을 high/low risk로 분류, 복잡한 multi-dose 표 사용

1982

BSAC(영국)

순응도 문제로 단회 경구 amoxicillin 3 g(시술 1시간 전)으로 전환

1990

AHA

Amoxicillin 3.0 g(시술 전) + 1.5 g(6시간 후) — 사전+사후 2회

1997

AHA

사후 용량을 폐지하고 Amoxicillin 2.0 g 단회로 단순화

2007

AHA (대개정)

AP를 최고위험군에만 한정(이전 대상의 약 90% 제외), 구강위생을 강조

2021

AHA

2007 적응증은 그대로 유지. Clindamycin을 대체제에서 삭제

2023

ESC

고위험군 dental AP를 Class I로 상향, intermediate-risk 개념 신설(개별화, IIb)

* 참고로 영국 NICE는 고위험군에서도 일률적인 AP를 권고하지 않아 AHA, ESC와 입장이 갈립니다 (2015년 이후 미개정). 같은 근거를 두고도 RCT가 없는 상황에서 해석이 달라진 사례입니다.

3. 그렇다면 지금은 누구에게 필요할까요 (현행 적응증)

AHA 2021 / 2020 ACC-AHA VHD — Highest-risk

다음에 해당하는 환자가 gingival, periapical 조작 또는 oral mucosa 천공을 동반하는 치과 시술을 받을 때 AP가 권고됩니다.

Prosthetic valve — 생체·기계판막, TAVI 및 homograft 포함

Valve repair용 prosthetic material — annuloplasty ring, chord, clip 등

Previous IE 병력

특정 congenital heart disease(미교정 cyanotic CHD, prosthesis 부위에 residual shunt·regurgitation이 남은 교정 CHD)

Cardiac transplant 후 구조적 판막이상에 동반된 regurgitation

ESC 2023 — 위험도 2단계

High risk (Class I): previous IE, prosthetic valve(surgical·transcatheter), valve repair용 prosthetic material, 특정 CHD, destination therapy VAD.

Intermediate risk (개별화, IIb): rheumatic heart disease, degenerative valve disease, bicuspid aortic valve, CIED, hypertrophic cardiomyopathy.

류마티스 판막질환 병력만으로는 ESC상 intermediate에 해당하지만, 인공판막이나 인공재료가 있으면 그 시점부터 high-risk로 격상된다는 점에 주목합시다.

4. 어떤 시술에 필요할까요

필요한 경우: 발치, scaling/root planing, periodontal·implant 수술, 근관 치료 중 근단부 조작, 그리고 oral mucosa 절개를 동반하는 악안면·윤곽 수술 등이 해당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경우(AHA 명시): 감염되지 않은 조직을 통한 routine 마취 주사, dental radiograph 촬영, 가철성 보철·교정장치 장착 및 조정, bracket 부착, 유치 탈락, 입술·점막의 외상성 출혈 등입니다.

Nondental invasive 시술은 두 학회가 갈립니다. AHA는 active infection이 없는 한 TEE, EGD, colonoscopy, cystoscopy 등에 AP를 권고하지 않습니다. 반면 ESC 2023은 고위험군이 respiratory, GI, GU, skin, MSK계 시술을 받을 때 AP를 "고려할 수 있다(IIb)"고 보았습니다.

5. 현행 표준 regimen (AHA 2021 / ESC 2023, 사실상 동일)

원칙은 시술 30–60분 전, 단회 투여입니다(성인 기준).

표 2. 치과 시술 예방 regimen

상황

항생제

성인 용량

경구 가능

Amoxicillin

2 g 경구

경구 불가

Ampicillin

2 g IM/IV

경구 불가

Cefazolin 또는 ceftriaxone

1 g IM/IV

Penicillin allergy, 경구 가능

Cephalexin*

2 g 경구

Azithromycin 또는 clarithromycin

500 mg 경구

Doxycycline

100 mg 경구

Penicillin allergy, 경구 불가

Cefazolin 또는 ceftriaxone†

1 g IM/IV

* 동등 용량의 1·2세대 경구 cephalosporin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 Penicillin에 anaphylaxis angioedema urticaria 병력이 있으면 cephalosporin은 금기입니다.

*Amoxicillin이 표준인 이유는 VGS에 대한 효력은 동등하면서도 위장관 흡수가 우수해 더 높고 지속적인 serum level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Clindamycin이 빠진 이유는 C. difficile를 포함한 이상반응 위험이 다른 대안보다 크다고 판단되어 2021 AHA와 2023 ESC 모두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투여를 놓쳤다면 시술 후 2시간 이내까지는 투여가 가능합니다. 다만 단회가 원칙이므로 일상적인 사후 추가 투여는 하지 않습니다.

6. 진료실에서 자주 놓치는 포인트

단회로 끝입니다. 현행 권고에는 사후 추가 용량이나 수일 복용이 없습니다. 시간이 길거나 여러 회기로 나뉘는 윤곽 수술 등은 집도의와 투여 timing을 미리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류마티스열 2차예방 중인 환자는 penicillin 교차내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penicillin 계열을 장기 복용 중인 환자는 구강 내 VGS가 상대적으로 내성일 수 있어, IE 예방은 non-β-lactam 계열(azithromycin, clarithromycin 등)로 선택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clindamycin은 제외).

구강위생이 항생제보다 더 근본적입니다. IE의 누적 위험 대부분은 단발성 시술이 아니라 일상적인 저작·칫솔질에서 반복되는 균혈증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정기 치과관리와 구강위생 유지가 단발 AP보다 중요합니다.

근거의 한계도 함께 설명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AP의 IE 예방 효과를 입증한 RCT는 아직 없으며, 현행 권고는 expert consensus에 기반합니다. 다만 고위험군에서는 예방의 이득이 단회 투여의 위해보다 크다는 판단으로 전문가들이 권고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7. 정리하며

Prosthetic valve나 repair용 인공물을 가진 환자들은 highest-risk group이며, 치과 점막 조작 시술 전 AP가 권고됩니다.

표준은 Amoxicillin 2 g 경구, 시술 30–60분 전 단회이고, 사후 혹은 다일 투여는 없습니다.

Penicillin allergy 시에는 cephalexin, azithromycin·clarithromycin, doxycycline을 사용하며 clindamycin은 더 이상 쓰지 않습니다.

AHA와 ESC는 치과 시술 AP에서 거의 일치하지만, nondental 시술과 intermediate-risk 처리에서는 입장이 갈립니다.

판막 수술을 받으신 환자분이 치과 치료를 앞두고 계시다면, 이 내용을 토대로 담당 선생님들과 미리 상의하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본 글은 의료 전문가 및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정보 정리이며, 개별 환자의 임상 판단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대표원장 차명진 (서울프라임하트내과)

내과 전문의 / 심장내과 전문의 / 부정맥 중재시술 전문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부정맥)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부정맥) 교수 역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본 칼럼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시면 진료를 통해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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